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베트남 부동산][핑크북] 진정한 베트남 시스템을 느꼈던 경험. 핑크북 받기까지 말 못할 스트레스.

by Life in Hochiminh 2020. 12. 17.
반응형

시작하기 앞서 해당 내용은 호찌민 지역 그리고 나의 개인적인 환경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핑크북 발급이 내 조건과 똑같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지역, 공안 스타일, 해당 시기의 법적인 처리 등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베트남이다.)

한 5년 전인가. 호찌민 약간 외곽지역에 아파트 가격이 그렇게 높지 않아서 하나 매입해서 월세라도 줄여보자 싶어서 매입에 나섰다. 와이프도 부동산 매매가 처음이고 나도 당연히 처음이자 베트남의 시스템도 잘 모르고.

그래서, 일단 부동산 업자 없이 매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작정 분양사무실로 바로 갔었다.

다행히(?) 물량이 몇 건 있었고, 그 중에서 나름 고층으로 가격이 다른 층에 비해서 좀 더 비쌌지만 내가 고층을 좋아해서 바로 계약했다. (물론, 몇 개월 전부터 찜 해 놓고 찬찬히 보고 있던 아파트였다.)

 

그 당시에 자금이 좀 되서 98%를 거의 일시불로 지불하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2%는 핑크북이 발급된 후 지불하면 된다.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이 이렇게 되어 있다. 마지막 2%는 핑크북 발급 후 지불)

그 당시에 월세로 있던 아파트가 계약 기간이 다 되어서 핸드오버를 서둘러 진행했었다. 빨리 이사를 해야 했다.

계약은 처음에 내 명의로만 할거냐고 물어봤었는데, 그때 베트남 핑크북 그런 것도 몰랐고, 그냥 한국처럼 부부가 공동명의 쉽게 처리되는 줄 알고 공동명의로 되냐고 물어봤었다. 담당자는 여기저기 연락을 해 보더니 공동명의가 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럼 당연히 공동 명의로 하지. (원래는 와이프 명의로만 할려고 했었다. 그런데 공동명의 된다는 말에 '나도 베트남 땅에 내 이름 한 번 새겨보자' 싶었다.) 그렇게, 명의는 공동명의로 진행시켰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핑크북이 늦게 나온 게 내가 외국인이고 또는 공동명의이고 그런 부분이 아니었다. 모두 업무 시스템의 문제였다.

 

핸드오버받고 우리 아파트(?!)로 이사를 하는 것까지는 정말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베트남도 한국과 뭐 별반 다른 게 없구나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핑크북과의 전쟁.

이제 슬슬 베트남 시스템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일단 한 2년은 솔직히 그냥 조용히 기다렸다. 이유는 인터넷에도 찾아보고 이래저래 알아보고 하면서 다들 그렇게 핑크북이 잘 안 나온다는 글들이 많아서였다. 거기에 그 당시 외국인 매입 부동산에 대한 베트남의 정책이 혼선이 많아서 외국인이 매입한 아파트는 핑크북 발급이 빨리 안된다는 소식도 들었기에 언젠가는 나오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던 와이프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나보다. 핑크북은 한국으로 치면 부동산 등기부 등본이다. 즉, 이 핑크북이 없으면 매매도 할 수가 없다. 우리 것이 아닌 것이다. (공안국에 핑크북 신청이 들어가면 매매가 쉽지 않다. 계약서 작성부터 모든 과정이 복잡해서 매입하는 쪽에서 대부분 설레설레 하기 때문이다.)

작은 돈도 아니고 베트남에서는 큰 돈인데, 그렇게 돈 들여서 매입했는데.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사도 본인 이름이 팍팍 박혀있는데, 더 비싼 아파트에 본인 이름이 안 들어가 있는 곳에서 돈은 다 내고 남의 집에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2년이 지날 무렵부터 분양 사무실에 자주 연락하기 시작했다.

 

일단 핑크북이 늦어진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이 사례는 본인 사례임을 참고)

 

1. 아파트 핑크북 신청은 한 번에 모아서 접수한다.

 - 이걸 와이프 아는 언니가 호찌민 냐베에 아파트를 하나 구입하고 지금 살고 있는데 거의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핑크북이 안 나와서 알아보니, 아직도 신청이 안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이건 들은 이야기이니 확실한 것은 아님, 하지만, 우리 아파트도 이거 때문에 2년 넘게 신청 자체도 안되고 있었음) 준공이 완료되고 입주가 시작되더라도 베트남 아파트의 특성상 인테리어가 완전히 끝나야 핑크북 신청이 가능한 조건이 된다. 거기에, 공안은 해당 아파트 입주가 상당 부분 진행되어야 핑크북 신청 접수를 받아 준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우리 아파트는 약간 외곽이라 입주가 늦게 진행되었고, 당연히 핑크북 신청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2. 분양사무실에서 신청을 누락

 - 이건 나중에 알게된 것이었다. 4년 정도 지나서 이제 제대로 싸워보자 싶어서 변호사 사무실도 찾아가고 정말 스트레스 장난 아니었다. 그때, 내가 열불이 나서 접수를 했으면 접수증이 있을 것 아니냐 그거 보여달라고 했더니, 세상에나 접수 날짜를 보니 몇 개월 전이었다. 일단 초기에 다 모아서 접수할 때 우리가 잠시 부재중이었는데 (한국에 잠시 있을 때) 그때 준비 서류 및 싸인이 없어서 빼놓은 것을 까먹고 있었다나 어쨌다나. 정말 열불 나고 화나고 짜증 나고 베트남이 막 싫고...

결국, 나중에 접수가 되긴 되었는데 건건이 접수가 된 거라 언제 처리가 될지 알 수가 없다고 그냥 기다리라고 그런다.

3. 본인이 부재중이면 접수 이후 진행이 안된다.

 - 이건 2번에 언급된 것인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다시 언급해본다. 분양사무실에서 접수뿐 아니라, 접수 이후에 당사자가 없으면 공안국 서류 처리에서 해당 서류를 그냥 빼버린다. 무시해 버린다는 뜻이다. 그럼 해당 공안은 서류를 잃어버려도 당사자의 부재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해도 당사자(민원인)는 할 말이 없다. 안 그래도 공안 파워가 장난 아닌데 이렇게 걸리면 정말 답 없다.

그래서, 핑크북을 꼭 받고 싶다면 접수 진행 중일 때는 언제든지 베트남에 본인이 직접 사인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아주 두둑한 뒷 돈으로 커버가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이 방법은 정말 복불복이라 뭐라 확답은 내릴 수가 없다.)

4. 법적인 환경 부분.

 -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다. 그 당시에 당연히 몰랐지만, 베트남에서는 굳이 공동명의를 할 필요가 없다. 와이프(베트남 사람) 명의로만 해도 혼인 관계에서의 부동산은 부부 둘 중 한 명이 본인 명의일지라도 혼자 처분을 할 수가 없다. (법적으로 부부의 공동 동의가 있어야 처분이 가능하다. 이걸 뒤늦게 알았다. ㅠㅠ. 자동으로 공동명의처럼 되는 것이다.)

거기에, 외국인 매입 한계 30% 부분과 겹쳐서 외국인 명의의 경우 핑크북 진행이 한 동안 전혀 되지 않고 있었던 적이 있다. 그게 한 2년 기간 정도 되는 듯하다. 이렇듯 법적인 환경에 노출된 경우 분양사무실이나 매입자의 손을 완전히 벗어난 꼴이 되어 그냥 마냥 아무것도 못하고 기다려야 한다. 변호사도 의미가 없다. 내가 변호사만 한 4명 만났던 거 같은데 다들 그냥 포기하고 기다리라고 그런다. 

그냥, 와이프 이름으로만 했으면 좀 더 쉽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은, 너무 진행이 되지 않고 있어서 편법을 동원해야만 했다. 어쩔 수 없다. 이 부분은 베트남에서는 여기저리 말하고 다녀도 뭐 당연한 듯하게 반응하더라.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우선 부동산을 통해 아는 공안 만나보고 그렇게 진행을 한 번 하는 듯했는데, 뭐 그냥 파워가 없는 공안이었다. 그렇게 또 몇 개월의 세월을 보냈고,

결국 와이프가 직접 나섰다. (여기서부터는 시크릿 한 부분이라 언급만 하겠다.) 물론, 돈도 썼다.

이후로 일은 일사천리로 처리되었다. 세금 내는 곳 가서 세금도 내고, 여권 등 각종 서류 다시 준비도 하고, 분양사무실 가서 돈 낸 거 인보이스도 다시 받고, 의외로 여기저기 싸인도 필요했고, 추가 서류도 좀 있었다. 확실히 당사자가 없으면 진행이 안 될 듯싶었다.

참고로 호찌민 주택 공안국 구글 지도 링크 걸어본다. (차량 주차장이 없다. 정차가 가능해서 그냥 앞에서 와이프가 일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goo.gl/maps/mgxbsCkDt8iTS2xo9

 

Văn phòng Đăng ký Đất đai Thành phố Hồ Chí Minh

★★★☆☆ · 주택당국 · 12 Phan Đăng Lưu

www.google.com

이번 일로 내 와이프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진작에 좀 움직이지 이 무슨 몇 년을 스트레스받으면서 정말 힘들었다.

(당연히 돈 안 쓰고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가족이라. (혼인신고부터 비자 신청 등등 모든 서류 업무를 대행해 본 적이 없다. 우리 스타일이다.) 핑크북도 솔직히 한 번 해보자 그런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핑크북은 다른 세계의 영역 같았다.)

 

결국은 해냈다. 이게 뭐라고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인데, 그래도 핑크북에 내 이름이 딱 적혀 있으니 참 묘한 감정이 들었다.

베트남 아파트 핑크북

 

베트남 핑크북은 베트남 사람들도 2년 이상 기본으로 기다린다고 하는 그 뭐 참 알 수 없는 베트남만의 영역인 것 같다.

혹 베트남에서 부동산을 매입하려고 한다면 핑크북 진행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꼭 하고 매입하길 권한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도 분양받는 게 아니라면 해당 물건에 핑크북이 있는지 필히 체크한다고 한다. 핑크북이 발급된 상태면 매매는 쉽다고 그런다.)

이걸 여기에 올려야 되나 싶기도 한데, 그래서 이런 베트남 스타일에 대한 내 생각이나 그런 것들 좀 올려볼까 싶어서 끄적끄적 게시판도 하나 만들어 보았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