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사람 많은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주말에 푸꾸옥에 있으려니 애들도 있고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푸웍이 섬은 큰데 무이네처럼 딱히 시내가 크게 발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붕따우만큼 도시가 크지도 않아 뭔가 더 해 볼 메리트가 없었다. 도로도 좋지도 않고, 냐짱처럼 해변 도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와이프가 발견한 복귀길 락자(Rach Gia)까지 배를 타고 거기서 호찌민까지 5시간 좀 넘게 걸린다.
솔직히 락자까지 가서 80번 국도를 이용하기 전까지는 구글을 엄청 미워했다. 이런 길이 있는데 도대체 왜 하띠엥(Ha tien)으로 보내서 그렇게 고생을 시켰는지 싶었다.
그런데, 지금부터 왜 힘들었는지 말해 볼려고 한다.
- 탄터이 페리 선착장 Bến phà THẠNH THỚI Bãi Vòng, THẠNH THỚI ferry terminal at Bai Vong
https://goo.gl/maps/wYZR7cQH3MCw8rgc8
일단 푸꾸옥에서 락자까지 차량이 탑승 가능한 배가 이 탄터이 배 밖에 없다. (하띠엥에서 도착했던 그곳이랑 동일하다.)
배 시간이 하루에 2번 밖에 없고 (아침, 점심) 부킹을 하지 않으면 탑승이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차량이 많았다. 차가 작아서 겨우 1자리 남은 거 잡을 수 있었다. (다행이다. 아니었으면 하띠엥으로 가던지 며칠 더 있었어야 했다.)
막상 표를 끊으러 갔다가 그냥 다시 돌아오길래 왜 그러냐고 하니. 티켓 값이 하띠엥 쪽보다 거의 2.5배 비싸다고 한다. 전부 다 하면 180만 동 정도 든다나. 하. 변수가 생겼지만, 어쩔 수 없다. 편하게 집에 가고 싶다. 돈 좀 쓰자고 했다.
그렇게 배에 올랐다. 이 날은 바람이 엄청 많이 불어 와이프한테 좀 힘들텐데하고 미리 말을 좀 해 줬지만, 뭐가 힘들지 감이 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띠엥보다 배 타는 시간이나 배 속도가 더 멀고 빠르고... 거기에 바람까지 불고.
배 타기엔 최악의 조건이다.
아니나 다를까. 배가 출발하고 30분 정도 지났다. 와이프는 극심한 멀미에 시달렸고, 막내아들 또한 울고 난리가 났다.
큰 딸이 의외로 잠을 푹 자서 바람이 잔잔해 질때쯤 눈을 떠서 다행이었다.
내가 전부다 커버 할 수는 없고, 아들만이라도 멀미 안 나게 해야겠다 싶어 바람 잘 드는 곳에 아들을 안고 서서 기둥에 기대어 최대한 배랑 출렁거림을 같게 느끼게 해 주었다. 다행히 아들이 서서히 진정되어 잠들었고 그렇게 서서 거의 1시간 넘게 있었던 것 같다. 허리 아프고 팔 아프고 ㅠㅠ
와이프는 기절 직전까지 갔다. (이후 휴유증이 2일이나 더 지속되었다.)
락자에서 호치민까지 80번 국도가 있는데.
구글 지도만 보고 롱쑤엔이나 컨터 쪽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당연히 도로가 좋다고 생각했다.
완전 180도 착각이었다. 저 길이 왕복 1차로 거기에 울퉁불퉁 도로도 좋지도 않다. 평균 시속 40킬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차량도 많고 오토바이도 많고 그 좁은 길 하나를 이 모든 차량들이 사용하니 장난이 아니었다 거기에다가 한 번 진입하면 샛길도 없다 기억에 1시간 30분을 정말 핸들을 좌우로 추월할 때 빼고 한 번도 꺾은 적이 없었다. 아주 곧바르게 일직선 길이다 아주 아주 아주 베트남스러운 길이었다.
내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베트남의 80번 국도이다. 두 번 다시 이길을 이용하고 싶지가 않다.
구글이 왜 하띠엥 쪽으로 보냈는지 이해가 되려고 한다. 오히려 그쪽은 차량이라도 적어서 울퉁불퉁한 도로를 편하게 피해 다닐 수가 있었다. 80번 국도는 반대편 차량들 때문에 그냥 속도를 줄여야 한다.
울퉁불퉁 그 길을 달리니 와이프의 멀미는 극에 달했고 결국 그날 호치민으로 복귀는 포기했다. 중간에 와이프 고향집이 있어서 거기로 일단 가서 쉬는 걸로...
그렇게 와이프 고향집에서 하루밤을 신세 지고 다음 날 호찌민으로 복귀했다.
미토-호치민 고속도로를 달리며, 끝없이 펼쳐진 평야, 대지의 모습에 또다시 감탄을 해 본다.
힘들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좋고 재밌는 추억 만들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이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푸웍에서 가져온 팜플랫을 올려본다.
다음에는 베트남의 땅끝마을 까마우(Cà Mau)에 가보고 싶은데, 와이프가 혼자 갔다 오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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