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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푸꾸옥 (Phu Quoc)][복귀날] 푸웍에서 호치민까지 락자(Rach Gia)를 경유해서 가보자. (차량 이용)

by Life in Hochiminh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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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사람 많은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주말에 푸꾸옥에 있으려니 애들도 있고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푸웍이 섬은 큰데 무이네처럼 딱히 시내가 크게 발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붕따우만큼 도시가 크지도 않아 뭔가 더 해 볼 메리트가 없었다. 도로도 좋지도 않고, 냐짱처럼 해변 도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와이프가 발견한 복귀길 락자(Rach Gia)까지 배를 타고 거기서 호찌민까지 5시간 좀 넘게 걸린다.

솔직히 락자까지 가서 80번 국도를 이용하기 전까지는 구글을 엄청 미워했다. 이런 길이 있는데 도대체 왜 하띠엥(Ha tien)으로 보내서 그렇게 고생을 시켰는지 싶었다.

그런데, 지금부터 왜 힘들었는지 말해 볼려고 한다.

 

- 탄터이 페리 선착장 Bến phà THẠNH THỚI Bãi Vòng, THẠNH THỚI ferry terminal at Bai Vong

https://goo.gl/maps/wYZR7cQH3MCw8rgc8

 

Ben Pha Thanh Thoi - Cang Bai Vong

★★★★☆ · 페리/국내여객선 · Bãi Vòng

www.google.com

일단 푸꾸옥에서 락자까지 차량이 탑승 가능한 배가 이 탄터이 배 밖에 없다. (하띠엥에서 도착했던 그곳이랑 동일하다.)

배 시간이 하루에 2번 밖에 없고 (아침, 점심) 부킹을 하지 않으면 탑승이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차량이 많았다. 차가 작아서 겨우 1자리 남은 거 잡을 수 있었다. (다행이다. 아니었으면 하띠엥으로 가던지 며칠 더 있었어야 했다.)

페리내 매점이라고는 이거 달랑 하나 있음
푸꾸옥에서 락자까지 아침8시, 오후 12시25분 이렇게 두 번 있다.
푸미흥에서 출발할 때 11280 이었는데, 지금보니 11830이다. 대략 550킬로. 호치민까지 약 300킬로 왕복 800킬로 정도 소모했겠다. (와이프랑 아이들 모습이 너무 잘 나와서 첨부해 봄 ㅎㅎ)
차량탑승용 티켓. 차량번호, 차주 이름, 주민번호까지 들어가 있다.

막상 표를 끊으러 갔다가 그냥 다시 돌아오길래 왜 그러냐고 하니. 티켓 값이 하띠엥 쪽보다 거의 2.5배 비싸다고 한다. 전부 다 하면 180만 동 정도 든다나. 하. 변수가 생겼지만, 어쩔 수 없다. 편하게 집에 가고 싶다. 돈 좀 쓰자고 했다.

그렇게 배에 올랐다. 이 날은 바람이 엄청 많이 불어 와이프한테 좀 힘들텐데하고 미리 말을 좀 해 줬지만, 뭐가 힘들지 감이 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배 실내 내부 모습 / 안녕 푸꾸옥 ~ 다음에는 비행기 타고 갈게.
남은 빈자리 모두 차량으로 가득했다

하띠엥보다 배 타는 시간이나 배 속도가 더 멀고 빠르고... 거기에 바람까지 불고.

배 타기엔 최악의 조건이다.

아니나 다를까. 배가 출발하고 30분 정도 지났다. 와이프는 극심한 멀미에 시달렸고, 막내아들 또한 울고 난리가 났다.

큰 딸이 의외로 잠을 푹 자서 바람이 잔잔해 질때쯤 눈을 떠서 다행이었다.

내가 전부다 커버 할 수는 없고, 아들만이라도 멀미 안 나게 해야겠다 싶어 바람 잘 드는 곳에 아들을 안고 서서 기둥에 기대어 최대한 배랑 출렁거림을 같게 느끼게 해 주었다. 다행히 아들이 서서히 진정되어 잠들었고 그렇게 서서 거의 1시간 넘게 있었던 것 같다. 허리 아프고 팔 아프고 ㅠㅠ

와이프는 기절 직전까지 갔다. (이후 휴유증이 2일이나 더 지속되었다.)

락자(Rach Gia)에 도착. 바람이 줄어서 파도가 아주 잔잔하다.

락자에서 호치민까지 80번 국도가 있는데.

악몽의 80번 국도

구글 지도만 보고 롱쑤엔이나 컨터 쪽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당연히 도로가 좋다고 생각했다.

완전 180도 착각이었다. 저 길이 왕복 1차로 거기에 울퉁불퉁 도로도 좋지도 않다. 평균 시속 40킬로.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차량도 많고 오토바이도 많고 그 좁은 길 하나를 이 모든 차량들이 사용하니 장난이 아니었다 거기에다가 한 번 진입하면 샛길도 없다 기억에 1시간 30분을 정말 핸들을 좌우로 추월할 때 빼고 한 번도 꺾은 적이 없었다. 아주 곧바르게 일직선 길이다 아주 아주 아주 베트남스러운 길이었다.

내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베트남의 80번 국도이다. 두 번 다시 이길을 이용하고 싶지가 않다.

구글이 왜 하띠엥 쪽으로 보냈는지 이해가 되려고 한다. 오히려 그쪽은 차량이라도 적어서 울퉁불퉁한 도로를 편하게 피해 다닐 수가 있었다. 80번 국도는 반대편 차량들 때문에 그냥 속도를 줄여야 한다.

울퉁불퉁 그 길을 달리니 와이프의 멀미는 극에 달했고 결국 그날 호치민으로 복귀는 포기했다. 중간에 와이프 고향집이 있어서 거기로 일단 가서 쉬는 걸로... 

와이프 고향집 모습

그렇게 와이프 고향집에서 하루밤을 신세 지고 다음 날 호찌민으로 복귀했다.

미토-호치민 고속도로를 달리며, 끝없이 펼쳐진 평야, 대지의 모습에 또다시 감탄을 해 본다.

힘들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좋고 재밌는 추억 만들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이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푸웍에서 가져온 팜플랫을 올려본다.

다음에는 베트남의 땅끝마을  까마우(Cà Mau)에 가보고 싶은데, 와이프가 혼자 갔다 오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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